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어떤 찬송
죽은 딸이라 그런지 그리도 얼굴이 곱고 마음 착하고 공부 잘하고 믿음좋던 스물 아홉 살 난 내 딸이 위암으로 157일 동안 인간 고통의 극한을 앓다가 세 살과 다섯 살 난 딸들을 남겨 놓고 세상을 떠났다. 꽃피는 사월, 아베크가 다니는 언덕을 바라보며 "아빠, 나 살고 싶어요."하던 날, 그녀가 남긴 최후의 기도가 내 가슴에 박혀 있다. "주여! 내 고통과 눈물과 죽음이 몽땅 감사와 찬송으로 변하게 하옵소서." 기도 끝에 혼수상태가 이어지다가 어딘가를 다녀오는 사람처럼 주님이 시키시는지 세상에서는 볼 수 없는 거룩한 미소와 맑은 눈동자로 식그들에게 일일이 눈인사를 남기고 숨을 거두었다. 나는 모든 사람을 다 내보낸 텅 빈 병실에서 죽은 딸의 손목을 붙잡과 주님 앞에서 언어와 행동이 정지된, 존재조차 제로가 된 나는 분명 속으로 주님이 섭섭했던 것이다. 이윽고 십자가의 주님이 환상으로 나타나셨다. 빗물처럼 피 흘리고 계셨다. 성령이 부르는 것인가. 하염없이 찬송이 생수처럼 내 안에서 터져 나왔다.
-예수칼럼 : 김준곤-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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